직장 근처에서 외근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이슬비가 내렸습니다. 버스가 ‘잠시 후 도착’이라는 알림이 떴길래 버스정류장 바로 앞의 교촌치킨 처마(?) 아래에서 잠시 대기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때 사장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나와서 가게 문턱을 밟고 서있지 말라며 유리도 청소해놨는데 더러워지지 않냐고 한소리하셨습니다. 제가 서있은지 5분도 채 안 된 상황이었고 유리에 등을 기대거나 한 것도 아니었어서 좀 당황했습니다.
사장님 마음이시고 사장님 가게이시니 가게 앞에 서있는 것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내쫓을 수 있고 내보낼 수 있습니다.
알겠다고 한 후 버스가 바로 와서 타고 외근을 가는데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건물 앞에 서있기만 해도 불편해 할 수 있는 거구나, 유리에 등을 기댄 것도 아닌데 너무하시네’ 라는 생각도 들고 ‘아 그냥 우산 펴고 멀찍이 서서 기다릴 걸, 괜한 소리만 들었네’ 후회도 했습니다.
사소한 친절로 누군가에겐 하루의 선물과도 같은 행복감이 선사되기도 하고, 제가 오늘 겪은 일처럼 작은 티끌같은 일로도 하루가 불쾌한 감정으로 휩싸이기도 한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수영 쪽에 거주할 때 밤 늦게 퇴근하는데 화장실이 급해서 몹시 난처했던 적이 있습니다. 집까지는 거리가 상당히 남았는데 당장 너무 급해서 불켜진 가게로 들어가 사장님께 너무 죄송하다며 급해서 들어왔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마감도 끝내신 상황이었는데 감사하게도 가게 화장실을 선뜻 이용하라고 허락해주셨습니다.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밤 늦게 민폐를 끼쳤음에도 너그러우신 사장님께 감사했고 저는 그 가게의 단골이 되어 늘 그 가게를 찾았습니다. 주변에도 늘 추천했기에 실제로 상호를 말하면 다 알 정도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저에게 그 사장님과 가게, 브랜드 이미지는 신뢰나 친절한 이미지로 연상됩니다. 가게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는 사실 별 일 아닌 사소한 일들로 만들어지고 또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매스컴에 자주 등장했던 교촌치킨이 가격 인상했든 말든 별 생각 없었는데 제가 찰나에 겪었던 불쾌함에 앞으로 주문하거나 이용할 마음도 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점심을 먹거나 야식, 회식을 할 때도 교촌치킨은 생각도 안 할 것 같..)
가게 앞에 잠시 서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가게 밖 작은 공간도 허용치 못하는 마음씨를 보고 많이 놀랐던 하루였습니다.
그 교촌치킨 매장이 매출이 높은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 같은 일을 겪었을 때 이미지는 물론 잠재적인 고객이 등 돌릴 수 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곧 여름이고 소나기도 자주 올텐데 개인적으로 겪은 불쾌한 경험을 다른 분들은 꼭 겪지 않게 되길 바라면서 오늘의 일을 넋두리하였습니다. 구서동 지역이라 연세 많은 어르신들이 많이 보이는데 누군가에게도 그랬을까봐 염려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 또한 주위에 사소한 배려와 친절을 베풀도록 늘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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