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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삶

진실 잔인 상처 직설 솔직 팩폭 대화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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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들에 충실해서 화를 내거나 분노하고, 슬픔과 절망에 빠졌을 때 역시 그 불쾌한 감정들을 곧이곧대로 드러내는 것에 대해 솔직함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솔직함은 진정한 의미의 솔직함이라고 볼 수 없고 이는 솔직함에 대한 위험한 왜곡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솔직함이란 어떠한 감정을 느꼈을 때 그 과정을 주체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이해하려는 마음 속에서 발견되는 것입니다. 기분 나쁠 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거나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동물적인 즉각적 반응일 뿐, 행복을 위한 솔직함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의 저자 '리처드 칼슨'은 솔직함에 대해 착각하거나 혼동하기 쉽다고 말합니다. 
 
 
 먼저, 직설과 솔직함의 사전적 의미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거짓이나 숨김없이 바르게 말하는 것'솔직하다고 하고,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을 하는 것'직설적이라고 합니다. 솔직함은 전달하는 내용에, 직설적인 것은 전달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냉정하게 판단하여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이를 솔직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직설적인 성격과 솔직하고 정직한 성격에 대해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경우 상대방이 느끼기에 예의가 없거나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화자의 인성(구.싸가지)을 다시 보게끔 하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하게끔 하기도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팩트로 폭행한다는 말까지 나온 것을 보면 그 여파가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자신을 냉정하고 솔직하며, 이성적이고 직설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 글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직설적으로 의견을 전하려다 막말이 되어 무례라는 선을 넘게 될지도 모릅니다. 상대방은 그 말 몇마디에 상처를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딱히 별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솔직함이라는 포장 안에 숨어 배려 없이 즉각적으로 기분 내키는대로 말하거나 행동하면서 겉과 속이 같다고 착각하고 있진 않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컨디션, 기분과 같은 상황, 시간, 장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하고 적절한 배려를 한 후에 의견을 전달해왔는지 자신을 돌아보면 답은 바로 나옵니다. 만약 내가 말을 뱉은 후 분위기가 싸해지는 경험을 해보셨다면 천천히 아래 글을 읽고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실을 전할 때 꼭 잔인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진실이기만 하면 됩니다.
의사를 전달할 때 사람들에게 굳이 상처를 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친구의 공연을 보러 갔었습니다.
공연을 끝까지 보는 것이 너무 힘든 정도의 공연이었습니다.
너무 별로였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친구에게 인사를 하러 갔었습니다.
의상, 분장 그대로 친구가 상기된 채 밖으로 나왔습니다.
친구가 물었습니다.
"공연 어땠어?"
 
당장 의견을 전하기에 좋은 시간과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친구는 아드레날린이 엄청나게 오른 상태였고
당장은 공연이 얼마나 별로였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할 타이밍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진실을 말하기는 했습니다.
 
"너 공연하는 걸 드디어 보게 되어서 너무 좋았어.
늘 너의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무대에서의 널 보는게 너무 즐거웠어."
 
이 말들은 모두 진실이었습니다.
 
 
 
다음 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는지 말해줘도 될까?"
 
친구가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공연에 대한 나의 생각과 어떤 부분이 별로였는지 감상을 냉정하게 말해주었습니다.
 
우리는 공연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대화를 했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습니다.
공연 당일이었다면 친구에게 엄청난 상처가 됐을 겁니다.
 
우리는 진실됨, 솔직함이란 당장 그 순간에 진실해야만 한다고 착각합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면 
의사를 전달하기에 상황이 더 적절할 때
다음 날에 답을 해줘도 된다는 것입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대화기술 예시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조건 다음 날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아닙니다. 외국 문화 속의 대화 예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서상 굳이 다음에도 불편한 진실을 끼얹을 필요가 있나 싶은 경우엔 전달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면 때와 장소, 상황을 고려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회적 기술을 가진 분들은 이미 훌륭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계실 것이기에 이 글을 읽을 필요도 없으실 겁니다.
 
 나의 소통 기술을 다듬고 싶거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점검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항상 피해를 입는 편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도 때로는 상처를 주는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입에는 칼과 총이 있다고 하듯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내가 무심코 던진 돌에 누군가는 상처를 입고 다칠 수 있다는 점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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